한국은행 "신권 제작비 1200억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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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2-13 16:35 조회1,943회 댓글0건본문
[류재복 대기자]
"다음주 월요일부터 새뱃돈용 신권을 배포할 예정인데, 이번주 초부터 계속 문의가 옵니다. 신권은 배포 당일 대부분 소진되죠"(한 시중은행 관계자) "부모님 챙겨드리고 조카들 주려고 만원짜리로 신권 50만원 어치를 바꾸려고, 신권을 기다리고 있는데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36세 직장인 A씨) 오는 16일부터 시중은행에서 새뱃돈용 신권이 배포될 예정인 가운데 벌써부터 신권 확보를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한국은행은 신권 수요가 많은 설, 추석 등 명절기간에 현금방출량을 늘린다. 지난해 한은의 월평균 현금 방출액은 약 2조7200억원 수준이었는데 설이 있었던 1월에는 6조5000억원, 9월 추석에는 3조7000억원 이상 방출됐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설 명절 기간에도 현금 방출액이 다른 달의 2배 이상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신권 수요가 많을수록 한은의 고민도 깊다.
천억이 넘는 화폐 제조비용을 아끼기 위해 신권 발행액을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처음으로 '세뱃돈은 깨끗한 돈이면 충분하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설 명절에는 새로 찍은 신권과 함께 종전에 회수된 구권(사용권)을 동시에 시중은행에 방출하고 있다. 화폐 제조비용은 금액별로 제각각이다. 일례로 10원짜리 동전은 제조원가가 약 20원 정도로 액면가가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
5만원권 지폐 장당 제조원가는 약 200원 정도, 만원권, 5000원권은 이보다 제조 원가가 더 낮고 1000원권은 제조비용이 100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5만원, 만원, 5000원권 3종에는 인쇄 및 스캔 등 위변조 방지를 위한 홀로그램이 부착돼 있다. 특히 5만원권에는 만원권과 5000원권에 없는 특수 '띠형 홀로그램'이 추가됐다. 한은 관계자는 "지폐 제조원가에서 홀로그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며 "5만원권은 전량 수입하는 특수 홀로그램이 추가돼 현재 발행되고 있는 지폐 중에 제조원가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한은은 한해 1억2000만장 수준이던 신권 발행규모를 2013년부터 연간 1억1000만장으로 줄였다. 2011년 1800억원에 달했던 화폐 제조비용은 2012년 1337억원, 2013년 1293억원에 이어 지난해 1215억원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3년 감사원으로부터 "만원권 화폐 재고가 충분한데 신권 발생에 불필요하게 돈을 쓴다"고 지적을 받기도 했다.
1만원권은 제조 이후 100개월, 5000원권은 65개월, 1000원권은 40개월 이상 쓸 수 있는 내구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고의로 찢거나, 태우거나, 구겨쓰지 않는 이상 최소 3년 반에서 최장 7년 이상 쓸 수 있다는 얘기다. 5만원권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통계는 없으나 만원권보다 내구성이 높아 사용 연한이 좀 더 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회수된 구권 중 사용기한이 얼마되지 않고 상태가 좋은 것들은 다시 모아서 설, 추석 등 현금수요가 많은 명절기간에 신권과 함께 방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지난해 시중은행으로부터 유입된 구권 가운데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폐기한 손상화폐 규모는 총 2조9847억원으로 전년대비 3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권 발행으로 구권을 대량 폐기했던 2007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손상화폐를 신권으로 대체하기 위해 쓴 비용은 568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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