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관리허술, 식약처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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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5-04-08 08:37 조회1,737회 댓글0건본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고보조금 지원 단체로부터 수억원어치의 허위영수증을 제출받고도 이 단체에 다시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감사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2013년 11월6∼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3 세계영쉐프요리대전에 국고보조금 4억4152만원을 지원했다. 이 행사는 젊은 요리사들을 위한 대규모 국제요리경연대회로 사단법인 한국조리사회중앙회가 주관했다. 당시 정승 전 식약처장은 개막식에서 축사를 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의 A회장은 행사를 치르기 위해 재단법인 2013세계영쉐프요리대전 조직위원회를 만들었고 식약처는 이 조직위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억5000만원과 1억9152만원의 국고보조금을 교부했다.
감사원은 최근 국고보조금 정산내역을 확인해 이 중 2억4595만원어치는 허위영수증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감사원에 따르면 A회장은 4억여원의 채무를 갚기 위해 주방기구업체 등 6개 업체로부터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고 일단 대금을 송금한 뒤 다시 돌려받는 수법을 썼다. 그런데 식약처는 허위영수증을 제출받고서도 1억9152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허위영수증 발급은 대회 준비단계부터 2013년 12월30일 식약처의 추가 보조금 지급일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회계사가 영수증 액수만 확인하고 그냥 감수 해준 것 같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식약처에 과다교부된 국고보조금을 회수하라고 최근 통보했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허위영수증 제출 여부와 사업비의 적정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상황에서 보조금이 추가로 지급됐다"고 지적했다. 원래 임기가 2016년까지였던 A회장은 요리대전이 끝난 뒤인 지난해 4월 사임했고 현재 조리사회중앙회 회장은 공석이다. 중앙회 측은 국고보조금 반환 여부와 관련된 세계일보의 문의에 "대답할 의무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영수증 허위 여부를 밝힐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요리대전을 위해 한시적으로 만든 재단인 2013세계영쉐프요리대전 조직위는 정관에 행사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해산하고 잔여 재산은 중앙회에 귀속하도록 돼 있지만 지금까지 해산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류재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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