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보건당국, 무능 그자체 "낙타여 낙타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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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5-06-03 19:08 조회1,731회 댓글0건본문
메르스 보건당국, 무능 그자체 "낙타여 낙타여!"<1>
국민들 분노, 보건당국 성토 집회까지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2차 감염자 거친 병원 모두 10곳으로 드러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과 질병을 관리하면서 어찌 이럴 수 있는가? 정부당국의 뒤늦은 대책과 비밀주의는 이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 되어 버렸다. 단순한 실수가 아닌 것이다. 최초 발병자를 포함해 25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다닌 병원은 모두 합해 10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3차 감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2차 감염자 일부가 거쳐간 병원은 사실상 모두 3차 감염에 우려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10개 병원으로 다닐 동안 당국의 제대로 된 관리가 없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보건 당국은 그동안 언론에 몇 개의 병원으로 2차 감염자들이 다녔는지에 대한 확인조차 해주지 않았다. 지금까지 감염 실태를 보면 병원 진료 의료진이나 병실에 있던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다. 결국 3차 감염의 가능성은 매우 크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보건당국에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3일 현재, 확진 감염자는 30명으로 늘어났다.
배기구 없는 최초 환자 병실, '메르스 사우나' 역할
최초 메르스 환자(68·남성)가 입원했던 경기도 P병원에선 전체 2차 감염자 24명 중 20명이나 나왔다. 이 중 2명은 사망했다. 최초 환자가 P병원에 입원한 기간은 5월 15~17일. 단 3일 만에, 최초 환자 병실에 같이 있던 아내와 옆 병상 환자와 가족, 같은 병동 다른 병실 환자들, 간병인, 문병객, 병동 간호사 등까지 줄줄이 감염된 것이다. 도대체 이 병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메르스 바이러스는 환자의 침으로 옮기는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2m 이내 밀접 접촉자에게 바이러스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최초 환자가 P병원에 입원한 기간은 폐렴 증세를 심하게 보인 시기다. 기침으로 나오는 바이러스 농도가 짙을 때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병실의 환자와 문병객까지 메르스 감염을 일으켰다고 보기엔 상식적으로 무리다. 더욱이 최초 환자는 심한 폐렴 증세로 2인실 안쪽 병상에 누워만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대한감염학회 김우주 이사장은 "첫 환자가 2인실에서 옆 환자와 밀접 접촉하며 전파하고, 3일 입원하는 동안 검사하러 나오고 복도에서 기침·재채기하면서 다른 환자가 추가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언론취재를 통해 또 다른 단서가 포착됐다. 1일 오전 최초 환자가 있었던 문제의 병실에 다른 병실에는 설치된 배기구(공기가 빠져나가는 환기통)가 보이지 않았다. 이 병실은 2인실이지만 본래 6인실로 설계된 자리였다. 병원은 최근 다인실을 쪼개 2인실을 만들었고, 최초 환자는 쪼개진 다인실의 오른쪽 병실에 있게 됐다. 문제는 다인실에 있던 배기구 두 개가 모두 왼쪽에 있어, 최초 환자가 묵은 병실에는 배기구가 하나도 없게 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폐렴을 앓는 메르스 환자가 기침하거나 말할 때 뿜어져 나오는 미세 침방울과 고농도 바이러스 공기가 해당 병실을 가득 채웠을 가능성이 있다. 공기역학 전문가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하루 6회 이하로 공기 흐름이 없을 경우 바이러스가 묻은 미세 침방울은 공기 중 부양 상태로 있게 된다"고 한다. 해당 병실이 마치 메르스 바이러스 사우나가 된 꼴이다. 고농도 메르스 바이러스 공기가 환자가 입원했던 3일 내내 병실을 채워, 병실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8층 병동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현장을 방문한 병원협회 조사단은 "만약 배기구 없는 병실 속 고농도 바이러스 공기가 병원 내 메르스 집단 전염 원인으로 판정되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특수 환경에서의 메르스 공기 전염 사례가 된다"며 "아직 전파 원인을 이것으로 단정 짓기 어려우며 가스 실험을 하여 공기 흐름 과정을 조사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나 청진기, 이동형 의료장비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 여러 곳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P병원 관계자는 "그랬다면 의료진 감염자도 많이 나와야 하는데 병동 간호사 한 명만 2차 감염자가 됐다"며 "어떤 경우든 같은 병동 내에서 이뤄진 공기 속 침방울에 의한 전염일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지역인 경기도 평택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메르스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내 메르스 환자와 사망자중 일부가 평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명은 2일 오전 평택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로 평택시민의 불안과 공포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인내심은 폭발 직전"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평택시는 여전히 모르쇠와 주먹구구식 행정, 늑장대응"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평택시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정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은 정부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평택시에 민관합동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즉각적으로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보건복지부 장관과 평택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실태 파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3차감염자 첫 보도후 기자의 아침 출근길
정보를 알수 없으니 뭐 어떡하라고?
정말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두고 이래도 되나? 한때 괴담으로 치부됐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공포도 배가되고 있다. 시민들은 보건당국의 정보통제 속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나도는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 명단’ 같은 미확인 정보에 의존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했으며 일부는 마스크나 손 세정제 등 예방에 필요한 위생제품 구입을 하고 있다.
기자는 그리 큰 공포감은 느끼지 않은채 “나와 다른 이들을 위하여!” 라는 차원에서 지하철을 타기 전 마스크를 구입 착용했다. 보건당국의 말을 빌리면 “공기중에 유포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대량 전염 상황은 아니다”라는 것인 바 굳이 애써 호들갑 떨필요있겠느냐? 싶기도 했지만 전날 새벽 네시 첫3차감염자 기사송고를 한 후의 아침이고 또 타사 취재진 중에 누구는 격리되었다는 미확인 소식이 있어 그래도 만에 하나 나도 타인도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기자가 탄 출근길 지하철 한량을 거의 채운 사람들 중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기자를 포함 다섯명에 불과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우려는 크다. 감염 우려 때문에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가정이 속출했다. 어린이집은 오전에 등원한 아이들의 손부터 씻겼고 교사들에게 자주 손을 씻기도록 지시했다. 강남에 거주하는 유모(38ㆍ여)씨도 2학년 딸 때문에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5일로 예정된 현장 체험학습을 안 갔으면 하는데 아직 학교 측에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당국이 비밀주의로 일관하자 SNS 단체 대화방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온종일 미확인 정보가 오가며 메르스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메르스 전염으로 폐쇄된 병원 정보를 공유하는 글들이 많이 나돌았으나 보건 당국은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은 더 증폭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혹시 이 병원 아닌가’라는 걱정에 병원 방문을 아예 꺼리는 경우도 줄을 이었다. 회사원 김모(37)씨는 “메르스가 발생한 곳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안 주니 답답하고, 아파도 병원 갈 일을 미루고 있다”며 “정부가 국민들의 공포감을 더 키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형병원에 딸린 장례식장을 찾는 문상객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정부가 메르스 환자 입원 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불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인터넷 동호회 홈페이지에는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병원을 방문해도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보건 당국 발표 내용에 대해 “경제 환란(IMF) 전에도 정부는 한국경제는 안전하다고 했다”고 비꼰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는 ‘세월호 침몰 중일 때도 전원 구조됐다고 했지’ ‘6ㆍ25전쟁 때 서울은 안전하고 국군이 이기고 있다면서 다리 끊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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