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 시민을 공무방해로 입건한 무능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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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복 작성일15-02-11 20:49 조회1,160회 댓글0건본문
[류재복 대기자]
노숙자에게 선행을 베풀려던 한 시민이 노숙자를 괴롭힌다고 몰려 경찰에 연행된 뒤 급기야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뒤집어썼다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시민을 연행한 경찰관은 오히려 공무집행 과정에서 가슴을 밀치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드러나 경고 처분을 받았다.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 7일 오전 6시 50분쯤 유모(43) 씨는 알몸으로 앉아 있는 40대 여성노숙인을 남성 노숙인이 희롱하려는 듯 보여 이 남자에게 "약자를 괴롭히면 신고하겠다"고 경고했다. 유 씨는 여성 노숙인에겐 "찜질방이라도 가라"며 돈도 건넸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한 남자가 유 씨의 이 같은 행동에 불만을 품고, 시비를 벌이다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유 씨가 노숙인을 위협했다고 판단, 유 씨를 연행했다. 유 씨는 선행을 베풀려던 자신의 본의는 사라지고 졸지에 노숙인을 괴롭히는 사람으로 몰리자 거세게 항의했고, 경찰은 유 씨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한 결과 유 씨의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고, 오히려 현장에 출동한 A 경사가 유 씨의 가슴을 툭툭 치는 등 공무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유 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영등포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경찰관이 지구대에서 팔과 손목을 꺾어 부상을 당했다"며 지구대와 주변 CCTV를 확보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 씨는 또 다음 달인 11월에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에 CCTV를 확보하고 수사를 제대로 해달라며 '수사이의신청'도 냈다.
A 경사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인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은 A 경사가 팔과 손목을 꺾었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고, 유 씨의 가슴을 툭툭 밀친 점 등은 적절하지 못했다며 지난 5일 A 경사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CCTV와 목격자 등을 조사한 결과 A 경사가 팔을 꺾거나 손목을 비틀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고 공무집행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확인돼 경고처분했다"면서 "인근 백화점 주차장 CCTV의 경우 저장기간이 4일 뿐이라 확보할 수 없었으며 수사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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