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졸사칭..고객돈 5억가로챈 30대 키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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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25시 작성일15-02-01 11:26 조회2,6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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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대기자]
나모(37) 씨는 지난 2009년 10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키스방에서 하모(여·32) 씨를 처음 만났다. 키스방 직원인 하 씨는 자신이 서울 소재 명문 여대 무용학과를 졸업했고, 부모님이 크게 사업을 하는 등 부유하게 자랐지만, 대학 진학 후 갑자기 집안 사정이 기울어 키스방에서 일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나 씨는 하 씨의 말을 믿었고,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하 씨는 "오빠가 보고 싶다"며 자신을 '지명'해 만나줄 것으로 요구했고, 나 씨는 그 이후 이 키스방을 자주 찾아 하 씨를 만났다. 어떤 때는 5시간 하 씨를 만나는 대가로 키스방에 75만 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주 만남을 갖던 둘은 2010년 초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이 시기 하 씨는 "오빠는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보다 좋지 않은 학교를 다녀 우리 부모님이 좋아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결혼 생각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했다. 연인 사이가 되자 하 씨는 나 씨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2012년 10월 어머니 석방 보석금이 필요하다며 1200만 원을 받았고, 이후 동생 고시원비, 어머니 암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2012년 10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총 33회에 걸쳐 6300여만 원을 뜯어냈다. 하 씨는 매월 100만∼200만 원을 갚겠다고 말하는 등 상환을 약속했지만, 돈은 한 푼도 나 씨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나 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하 씨가 유아 대상 학원을 차리고 싶다며 수차례 돈을 요구한 적이 있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다 이미 하 씨가 2013년부터 유아 대상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연인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나 씨는 이미 원리금 상환 압박으로 인해 채무불이행자 직전까지 가는 등 경제적으로 파탄 지경에 이르렀고, 고시원 생활을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또 큰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다.

나 씨가 키스방 등을 찾아다니며 확인한 결과 자신과 같은 수법으로 하 씨에게 돈을 뜯긴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렀고, 피해액은 모두 5억 원이 넘었다. 서울중앙지검은 하 씨를 사기혐의로 기소했고, 오는 1월 16일 첫 재판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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