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버려진 반려동물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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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25시 작성일15-01-27 13:39 조회1,918회 댓글0건본문
[류재복 대기자]
지난 10일 찾은 충남 천안유기동물보호소. 보호소의 컨테이너 문 앞에는 크고 작은 상자들이 쌓여 있었다. 지난달 1일 이곳의 동물 100여 마리가 천안시의 지원 중단으로 굶어죽을 위기라는 국민일보 보도가 나간 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온정들이다. 강원도 정선에서 4시간을 달려온 보육원생들, 점심 값을 아껴 사료를 사온 고시생,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 이름으로 지원물품을 보낸 주부 등 지난 한 달간 많은 감동의 손길이 이어졌다.
6개월간 골치를 앓았던 지원금 문제도 해결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12일 "그동안 조류독감 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가 신경을 못 쓴 부분이 있었다"며 "밀린 지원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텅텅 비어 있었던 동물들의 밥그릇에도 사료가 가득 채워졌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보호소가 개인 명의면 추가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우니 법적 단체를 만들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임순례씨도 도움을 자처하고 나섰다. 임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동물보호 시민단체 '카라'의 동물병원을 통해 보호소 동물들의 중성화 수술을 지원키로 했다.그러나 보호소에 자신의 반려동물을 맡기도 싶다는 문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안락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듣고 '양심 불량' 동물주들이 몰려오는 것이다.
이경미 천안유기동물보호소장은 "키우던 동물을 갖다놔도 되느냐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휴가철을 맞아 아예 '유기' 목적으로 천안에 놀러오는 사람들도 있다. 먼 곳에서 강아지를 차에 싣고 와 몰래 보호소 앞에 버려두고 가기도 한다. 보호소 운영이 끝난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내일은 캠프에 가야 한다. 오늘밖에 고양이를 버릴 시간이 없다"고 우기던 대학생도 있었다.
하루 평균 1∼2마리씩 들어오던 유기동물은 이제 3∼4마리로 늘었다. 많으면 하루에 10마리 가까이 버려지기도 한다. 이는 엄연한 '동물유기죄'에 해당하지만 보호소 측이 신고하더라도 번거로운 민사소송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대응 방법이 없는 셈이다. 이 소장은 "반려동물 등록제의 처벌을 강화하는 등 동물주들의 책임감을 높일 구체적인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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