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머리통 날아가고 갈기갈기 찢겨 죽은 아들 어머니에게 “아들 잘못”?<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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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찬 작성일16-06-01 12:30 조회1,931회 댓글0건본문
메트로, 머리통 날아가고 갈기갈기 찢겨 죽은 아들 어머니에게 “아들 잘못”?<2>
구의역 숨진 김군, 사고당시 전화통화 없었다.
한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 도중 숨진 김군과 관련해 조선일보가 하루만에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를 내놓아 언론계에서도 빈축을 약간 사고 있다. 경찰과 서울메트로를 인용했지만 기사 내용만 보면 사실상 오보라고 인정한 셈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1일 “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수리공 통화’ 왜 숨겼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메트로가 사고 당시 구의역 CCTV를 확인한 결과, 김아무개군은 사고를 당하는 순간까지 약 3분간 휴대전화롤 통화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일보는 “이로 인해 김군은 전동차가 진입하고 있다는 방송을 듣지 못했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며 “만일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선로 작업을 할 때 개인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했다면 이번 사고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기사캡처
관리를 소홀히 한 서울메트로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년 8월 숨진 정비업체 직원도 사고 당시 약혼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등의 문장을 볼 때, 사망한 노동자의 탓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읽힐 수도 있는 기사다. 실제 해당 기사에 달린 ‘베스트댓글’은 “역시 조선일보, 숨진 피해자 개인의 잘못으로 몰고 가네”였고 다음 베스트댓글은 “장애처리에 미숙한 어린직원을 교육도 없이 투입시킨 잘못이지 무슨 변명을 하려고 이런 기사를 쓰시나”라는 내용이다. 조선일보 기자를 서울메트로의 한 관계자가 통화한 결과 “CCTV를 직접 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 보도로 인해 서울 메트로는 사실상 숨진 김군이 잘못이 있다고 몰아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가운데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CCTV를 확인한 결과 김모(19)군은 승강장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한 다음 스크린도어를 열고 들어가 보수 작업을 시작한 지 15~20초쯤 후 진입하는 전동차에 치였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김군은 28일 5시 50분쯤 구의역 역무실에 도착해 '작업을 하겠다'고 분명히 보고했다. 이후 김군은 승강장에서 직장 동료와 통화를 한 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으며, 마스터키로 스크린도어를 열고 들어가 안쪽(선로 쪽) 유지·보수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여론이 거세지자 서울메트로는 김씨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 직무대행은 이날 "사고 당일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진술만을 가지고 책임을 고인에게 전가해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라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또 '안전문 정비 시 서울메트로 직원 입회' 등의 내용을 담은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한편, 조선일보도 보도를 정정했다. 사건사고를 보도함에 있어 기자들에게도 경각심을 주는 사고다.
권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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