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호수공원, 외래생물종 점령—생태계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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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빈 작성일15-07-19 18:48 조회2,914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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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의 한동욱(47) 박사는 “외래종 범람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언젠가 반드시 인간에게도 피해가 올 것입니다.”라며 최근 몇 년간 일산 호수공원의 수중 생태계가 새로운 외래종 생물들의 증가로 인해 토종 물고기의 감소해 생태계 환경변화에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산호수공원에서 가장 먼저 발견되는 수중 동물은 대표적 외래 어종인 베스다. 여기저기서 흔히 발견된 베스는 이미 호수공원 먹이사슬의 가장 상층부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호수 중심부에 위치한 바위 위에는 호수공원의 또다른 외래종인 붉은귀 거북이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주로 종교적 이유로 방사된 이 붉은귀거북은 육식성이 강해 새뱅이와 같은 토종어류와 각종 치어, 송사리 등을 닥치는대로 잡아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래종 생물들로 침수식물인 통발, 검정말, 붕어마름, 실말 등이 피해를 입으면서 토종 어류인 참붕어, 동사리, 밀어 등이 천적을 피해 숨거나 산란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
한박사는 “1998년 호수공원에 대해 최초 모니터링 했을 때는 토종 어류가 30여종에 달했지만 2003년에는 10여종으로 급격히 줄었으며 대신 베스의 개체수가 증가했다”며 “2010년 이후에는 새외래종인 불루길과 늑대거북, 미국가재, 식용왕달팽이 등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토종동물로 알려졌던 자라를 생포해 유전자 검사를 해 본 결과 중국자라로 밝혀지는 등 호수 생태계에 외래종들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이 가장 가까이 생태계를 접할 수 있는 관찰 데크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이에 대해 다른 전문가는 “외국에서는 도심 호수에서 먹이를 주는 행위가 철저히 금지돼 있다. 수질을 급격히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판의 경고 문구는 관리 부실로 떨어져 나간지 오래된 듯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어른 팔뚝 크기의 이스라엘 잉어(향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외래어종이다. 그는 “이스라엘 잉어의 경우 수중 식물에 가장 피해를 주는 어종 중 하나로 정원 연못 등에서 관상용으로 키워야 할 것이 호수공원에서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래 생물종의 급격한 증가에 시도 대책을 강구중이다. 생태 호수 한켠에는 시가 설치한 베스와 붉은귀거북 포획망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감각이 뛰어나고 조심성이 많은 베스가 그물에 걸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외래생물종으로 인한 호수공원 생태계 파괴에 대해 전문가는 시 당국의 보여주기식 관리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까지는 환경단체 등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생태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호수를 관리해 왔지만 생태학습센터를 지은 후 올해부터는 독자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생태계 변화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가뭄이 지속되면서 보호종인 맹꽁이 산란지인 생태호수 인근 소하천이 말라붙었지만 시민들의 제보가 있은 후에야 시는 지하수를 퍼 올려 물을 공급했다. 이곳은 매년 맹꽁이와 두꺼비 등이 인근 전망동산에서 내려와 산란하고 있지만 최근 인근에 도로가 개설되고 산책길이 확장되면서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아져 관리 보존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는 “현재 호수공원 생태계는 토종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생태계는 깨지기 쉽다는 점이다. 이 경우 생태계의 위해종이 갑자기 나타나 모든 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 이는 인간에게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호수공원의 생태계 변화는 ‘서식지 분절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서식지에서는 중심부에 토종 생물들이 서식하지만 서식지가 외래종들로 나뉘고 침식되면서 가장자리 종인 외래종만 살아남는다는 이론이다. 장마철에는 호수공원의 물이 넘쳐 한강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호수공원 생태계의 교란이 한강 생태계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최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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